“극한직업 병원 인턴·레지던트 여러분, 전공의법을 아시나요?”

모 병원 레지던트로 일하고 있는 중딩 친구와 술 마시다 얻은 소스로 쓴 기사.

사회부에 있을 땐 발제 걱정이 일상이어서 주말에 친구들이랑 만나면 니네 회사 불만 없냐고 물어보곤 했는데.

그 질문 덕에 기사 거리도 꽤 건지곤 했다.

이 기사는 로펌 다니는 친구랑 레지던트 친구랑 셋이 술마시다가

근데 근로계약서는 썼냐는 내 질문에 레지던트 친구가 그게 뭐냐고 답하면서 쓰게된 기사다.

중학교 때 얘가 맨날 반에서 1등해서 나는 만년 2등밖에 못했는데, 그렇게 똑똑한 놈이 기본적인 지 권리도 못 챙기고 지낸다는 게 빡쳐서 근로기준법에 대한 일장연설을 하고 난 다음날 쓴 기사.

중앙일보에서 전공의 관련 기사가 쏟아질 시기였는데, 이 기사 관련 내용은 내가 제일 처음 썼지만 기사가 묵혀지다 늦게 나가서 중앙일보한테 물먹었던 아쉬운 기사다.

[기사링크]

http://newspim.com/news/view/20171019000175

“극한직업 병원 인턴·레지던트 여러분, 전공의법을 아시나요?”

‘전공의법’ 시행됐지만 여전히 계약서없이 극한노동
“계약서 작성했다” 40% 불과…윤소하, 국감서 지적

  • 기사입력 : 2017년10월29일 09:00
  • 최종수정 : 2017년10월30일 10:07


[뉴스핌=심하늬 기자] "근로계약서? 그게 뭐야?" 서울 모 대학병원 레지던트 A씨, 인턴 때부터 3년째 병원에 근무하고 있지만 단 한번도 근로계약서를 쓴 적이 없다.

근로계약서가 없으니 근무 시간도 명문화돼 있지 않다. A씨는 자신이 하루에, 1주일에 몇 시간을 근무해야 하는지, 급여기준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정부가 지난해 전공의의 처우 개선을 명문화한 전공의 특별법을 공포했지만, 다수 병원에서 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병원 직원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만 정작 의사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수련 과정에서도 법은 지켜지지 않는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올해 4월 실시한 '2017년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전공의 중 40.8%만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응답했다.

근로계약서 작성자 중에서도 계약서를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36.1%에 불과했다.

수련 과정의 문제도 심각했다.

최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공의 수련환경을 지적했다.

윤소하 의원은 "전공의 법을 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주 80시간 이상 초과근무 비율 63%, 최대연속 근무 초과비율 54.5%, 최대연속 근무 평균 시간 70.1시간(규정의 두 배 가까운 수치)"이라는 '2017년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 통계를 언급했다.

윤 의원은 수련기관이 법을 어겨도 과태료 몇백만원에 그치는 현실을 질타하며 벌금을 상향하고, 수련환경평가점수를 깎는 등 법을 어긴 수련기관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전공의 특별법은 '수련시간 주당 최대 80시간 초과 금지', '36시간 초과 연속근무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일의 특성상 병원이 법을 어긴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기 어렵고, 설사 알려졌다 하더라도 200만~500만원의 과태료만 내면 되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 모 병원에서 근무하는 레지던트 B씨는 "이 바닥이 좁기도 좁고, 잘못된 거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간 나만 유별난 사람으로 찍힐 수 있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것을 알아도 나설 수 없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다른 병원의 인턴 C씨는 "몇 년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들 굳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참는다"고 전했다.

전공의협의회 이승우 부회장은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전공의들의 인식 미비,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는 병원, 사제 관계와 고용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병원 내부 조직 문화 등 여러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는 의료계의 기형적 구조 탓이 크다"라며 "수련 과정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없어, 전공의는 전문의보다 많은 업무를 하면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