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락팀

文대통령 떠난 홍은동 사저…셀카족 '북적', 부동산도 '들썩'

쓸 말이 많은 기사다.

때는 5월 15일 월요일. 당선이 확정된 문 대통령은 사저에서 청와대로 이사를 떠났다.

회사 1층 아티제에서 티타임을 갖던 차장과 팀장이 갑자기 전화를 해 날 불렀다.

그리곤 법인카드를 건네주고 말했다. "지금 홍은동 문재인 사저 좀 다녀와. 너밖에 갈 사람이 없어."

월요일이니만큼 실검 대응기사나 쓰며 놀고 먹어볼까하던 나의 계획은 무너졌고ㅋㅋㅋ 

나는 투덜대며 카드를 받아들고 문재인 사저로 떠났다.

기자 친구들에게 카톡을 돌려 문재인 사저 주소를 알아내고, 바로 택시에 올라탔다.


대통령이 떠난 사저 앞은 휑했다. '여기가 맞나...대체 여기서 뭘하란 거지...'

일단 동네를 훑었다. 별게 없어서 일단 길바닥에 앉아 있었다. 

앉아있다보니 이러단 아무 것도 취재 못하겠단 불안감이 엄습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마구 말을 걸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순전히 운이었다.

집 앞 트럭은 추가로 짐을 옮기러온 김정숙 여사와 청와대 직원들의 것이었고ㅋㅋㅋ

청와대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걸어간 20대 남성은 문 대통령의 이웃주민이자 유세단에 참여했던 SBS 개그맨이었으며,

동네 뒷산에선 대통령과 같은 빌라에 사는 할머니들을 만나 온갖 뒷얘기를 주워들을 수 있었다.

할머니들과 친해져 인터넷에만 나간다고 설득해 사진을 찍기도 했다.

팀장은 "그래 이런 사진이 진짜 좋은거야" 라고 했다.ㅋㅋㅋ

학교다닐 때 '똘이와 할머니'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할머니들과 친해지는 법을 익혀둔 덕이었다.


내려오면서는 이미 기사감은 충분한 거 같은데 들릴까 말까하다 부동산에 들렸는데

여기서도 영양가 있는 얘기를 들어 기사 제목에 쓸 수 있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곧장 기사를 작성했고

이 기사는 다음날 아침 머니투데이 메인에 올라갔다.

팀장은 이날 "이미 때가 지난 현장에 가서 이만큼 취재를 해온 게 대단하다고 

데스크 회의에서 칭찬이 자자했다"고 메신저로 팀 동보를 보냈다.ㅋㅋㅋ


다들 어떻게 이렇게 취재를 해왔냐고 대단하다고 했지만

내 기억엔 뭔가 아다리가 다 맞아줬던 날이다. 팀장과 차장의 기획력에는 또 한번 감탄했고.

팀원 중 한 명은 운도 실력이라고 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서.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기사다.


[기사링크]

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51515443690858&type=1

다음 http://v.media.daum.net/v/20170516070006211


文대통령 떠난 홍은동 사저…셀카족 '북적', 부동산도 '들썩'

1년4개월 만에 대통령 배출한 배산임수 '명당'…"돌아올 때도 환영받는 대통령 되길" 주민 염원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5.16 07:00|조회 : 11309


"글자 다 보이게 찍어줘!"

문재인 대통령은 떠났지만 홍은동 사저 앞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지자뿐 아니라 서울 관광을 왔다가 대통령이 살던 동네를 찾았다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과 '셀카'를 촬영하는 모습이 여느 관광지 풍경 같았다. 

문 대통령 취임 6일째인 15일, 당선의 설렘이 가시지 않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를 찾았다. 문 대통령 사저는 홍은동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있다. 경사가 가파르고 큰길로부터 거리가 1km 정도 돼 걸어오르려면 각오를 해야 한다.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 100m가량 더 걸어 올라가니 문 대통령이 살았던 빌라가 보였다. 빌라 뒤편에 바로 백련산이 있어 그런지 상쾌한 공기가 서울 도심이 맞나 싶었다.

당선 전까지 이곳에서 1년4개월간 살았던 대통령 내외는 지난 13일 청와대로 이사했다. 이사 이틀 후인 이 날은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남은 짐을 챙기러 집에 잠시 들른 참이었다. 집 주변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청와대 직원들이 분주히 오갔다. 한 직원은 “책이 너무 많아 남은 책을 운반하는 중"이라며 "아직 못 옮긴 짐이 반쯤 된다”고 귀띔했다.
 
◇유세 도운 이웃 개그맨, 빌라 주민들은 벽 수리도 대통령에게 폐될까 조심

"안녕하세요!" 사저 앞 청와대 직원과 친근하게 인사하는 이호찬씨(27)는 데뷔 4년차 개그맨이다. 문 대통령과 같은 빌라에 산다. SBS ‘웃찾사’의 ‘호찬아’ 코너에서 활약했던 그는 이번 선거에서 ‘슈퍼문 중앙유세단’에 참여해 문 대통령을 도왔다. 이씨는 "춤추고 노래하며 도움이 될 수 있어 뿌듯했다"며 빌라 1층서 쓰레기를 버리러 가다가 문 대통령과 마주쳐 함께 찍었다는 사진을 보여줬다. 이씨 가족은 지난해 대통령이 이사 올 때와 이틀 전 나갈 때 모두 이사떡을 받았다. 이씨는 "어제 시루떡을 먹고 남은 건 냉동실에 고이 보관했다"며 웃었다.

"먼 데서 와서 사진들 엄청 찍어갔어. 사흘 정도는 정신없었지. 주민들은 복잡해서 혼났슈." 하루 6시간씩 백련산에서 소일하며 앉아 있는다는 정모씨(83)는 문 대통령과 같은 빌라에 산다. 그는 "대통령이 인상 좋고 산에 매일 다녔다”고 기억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 빌라 외관을 수리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TV에 비춰지는 집이 너무 허름하다는 지적에서다. 문 대통령이 살던 빌라는 지어진 지 15년 돼 외벽에 거멓게 자국이 나 있다. 

정씨는 "주민 대부분이 세입자이거나 자식한테 용돈 받아 사는 노인이라 지붕, 외벽 수리를 여태 못했다"며 "대통령 덕에 집이 TV에 많이 나오니 다들 '진작 고칠 걸' 후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와 외벽이라도 번듯해지면 대통령이 해줬다는 말이 나올까봐 주민간 의견이 분분하다고 정씨는 전했다. "대통령이 집을 안 팔았는데. 대통령한테 폐 끼치면 안 되잖아." 

문 대통령의 사저 앞에는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동네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김모씨(63)는 선거 다음날 반려견 희망이와 함께 산에 오르다 문 대통령을 마주쳤다. 김씨는 "산책하다가 (문 대통령과) 얘기를 나눴는데 그 분(대통령)도 동물을 좋아해 정이 간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에 살던 반려묘 '찡찡이'를 청와대로 데려왔고 유기견 '토리'도 입양키로 했다.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묻자 김씨는 "돌아오실 때도 환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짧게 한마디를 남겼다.

◇대통령 배출에 '배산임수' 한몫?…부동산 문의 늘어

"여기가 명당은 명당이야."

문 대통령 자택 근처를 지나던 주민 정모씨가 말했다. 앞에는 하천(홍제천), 뒤에는 산이 있으니 '배산임수' 명당이라는 얘기다. 정씨는 “예전부터 이 지역이 용이 틀어 앉은 명당이라는 소리가 있었다”며 “모르긴 몰라도 대통령도 선거 전에 이런 걸 다 알아보고 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옆에 있던 주민 홍모씨도 “벼슬 못한 사람은 여기 오면 벼슬하고, 애 못 낳는 사람은 여기 오면 애 낳는다는 말이 있었다”며 동조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동네 부동산 문의도 크게 늘었다. 문 대통령 자택 근처에서 13년째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모씨는 "어르신들이 예전부터 산수가 좋다고들 했다"며 "(문 대통령 당선 후) 매물 나온 거 있냐고 찾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현재 매물은 없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살던 빌라는 총 88가구로 최근 시세는 3억2000만~3억5000만원 정도다. 전용면적은 84㎡로 실평수는 25평이다. 김씨는 "도심이 가까우면서도 알려져 있지 않던 조용한 동네였는데, 살기 좋은 동네가 대통령 덕분에 많이 알려졌다"고 말했다.


文·朴의 민정수석 조국·우병우…같은 시작,다른 길

팀장이 던져줘서 서너시간 만에 썼는데 바로 다음 메인에 올라간 기사.

다음엔 댓글이 1200여개나 달렸다. 

머투 강미선 팀장은 진짜 언제 무슨 기사가 먹힐지 바로바로 알았다. 무서울 정도의 기사 감각.

허접한 내 기사 고쳐서 읽을만하게 만드는 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

기자할 맘이라곤 전혀 없던 나에게 잠시나마 기자할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던 능력자 선배다. 


[기사링크]

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51109314813780&type=1

다음 http://v.media.daum.net/v/20170512063006093


文·朴의 민정수석 조국·우병우…같은 시작,다른 길

서울대법대 입학 수재에서 靑 민정수석까지…결혼 스토리, 정치적 성향 등 극명히 갈려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5.12 06:30|조회 : 42361
서울대법대 입학 수재에서 靑 민정수석까지..결혼 스토리, 정치적 성향 등 극명히 갈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조국 서울대 교수(53)가 11일 선임되면서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민정수석이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51)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모두 영남 출신으로 같은 대학·학과 두 학번 선후배 사이지만 걸어온 길은 확연히 다르다.
◇영남 교육자 집안 출신·서울대 법대 입학 수재에서 '최연소' 교수와 검사로
조국 민정수석과 우병우 전 수석은 영남, 교육자 집안 출신이다. 조 수석은 부산에서 학교법인 웅동학원(웅동중학교) 전 이사장의 아들, 우 전 수석은 경북 봉화 교사 집안의 아들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다. 하지만 이후의 진로는 다르다. 조 수석은 최연소 교수, 우 수석은 최연소 사법고시 합격자였다.
만 16세의 어린 나이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조 수석은 1989년 동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석사장교로 6개월의 군복무를 마쳤다. 이후 조 수석은 28세의 젊은 나이에 울산대학교 최연소 교수로 임용됐다. 울산대 교수로 재직하다 UC 버클리로 미국유학을 가 박사과정을 마쳤고 귀국 후 동국대 법대를 거쳐 2002년 모교인 서울대 교수로 임용됐다.
우 전 수석은 대학 3학년 재학 중인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최연소(21세)로 합격했다. 사시 합격 후 신체검사에서 고도 근시를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1990년 사법연수원 제19기를 차석으로 수료하고 검사가 된 우 전 수석은 주로 특수부 계통의 검사로 활동했다.
◇대학시절 첫사랑 vs 재력가 집안의 딸
조국 수석은 대학시절 만난 첫사랑과 결혼했다.
조 수석의 아내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다. 조 수석은 대학 시절 잘생긴 외모와 훤칠한 키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조 수석이 자리를 비울 때만 쪽지 등을 남겨놓고 가던 다른 여성들과는 달리 아내인 정경심 교수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조 수석에게 직접 다가와 "커피 한 잔 하자"고 제안했다. 그 인연으로 두 사람의 교제가 시작됐고, 두 사람은 결혼하여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우병우 전 수석은 검사로 임관한 후 이상달 정강중기·건설 회장의 차녀 이민정씨(50)와 결혼했다. 우 전 수석과 이 씨의 결혼은 엘리트 검사와 재력가 집안이 맺어진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우 전 수석은 2011년 처가의 강남 부동산을 넥슨에 고가로 매각해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도 받았다.
◇반독재 학생운동 vs '뻣뻣' 검사, 노 전대통령 취조도
조국 민정수석은 젊은 시절부터 반독재 학생운동을 한 진보적 성향의 법학자다. 1980년대 말에는 서울사회과학연구소를 만들어 PD(민중민주)계열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이수성 교수의 지도로 대학원에 다니던 중 박노해, 은수미 등이 주도한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 사건에 가담했다. 이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2012년 대선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고 더불어민주당 '김상곤 혁신위'에서 활동하며 당의 혁신을 주도했다.
조 수석은 2009년부터 트위터를 이용하며 11일 현재 1만5000여개에 달하는 트윗(게시글)을 썼고, 팔로워(구독자) 수도 128만여명에 달하는 '파워 트위터리안'이다. 소통을 중시하는 조 수석은 트위터 등을 이용해 여러 사회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혀왔다.
우 전 수석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앙수사1과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박연차 로비 사건의 주임검사로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취조했다. 이후 검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우 전 수석은 검찰을 나와 박 전 대통령의 민정수석이 됐다. 2016년부터 우 전 수석의 비리 의혹이 연쇄적으로 폭로됐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까지 이어졌다.
우 전 수석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안하무인의 성격으로 검사 시절부터 적이 많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변인물들에 따르면 대학 선배라도 사법고시 후배면 반말을 썼다고 전해진다. 2016년 11월 비리로 검찰에 소환될 때는 기자를 매섭게 노려보는 장면이 포착되고, 검찰에서도 팔짱을 낀 모습이 포착돼 국민의 공분을 샀다.


'Mr.소수의견' 김이수 헌재소장 지명자 과거 판결은?

김이수 재판관이 소장으로 지명돼 실검에 올랐는데, 원래 좋아하던 재판관이라 내가 쓰겠다고 발제해서 곧장 썼던 기사.

결국 그는 소장이 되지 못했지만, 애정을 갖고 기사라 기억에 남는다. 금요일 저녁 5시 퇴근인데 3시쯤 발제해서 후딱 쓰고 퇴근한 기사. 


[기사링크]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51915202188038&type=1


'Mr.소수의견' 김이수 헌재소장 지명자 과거 판결은?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교원 정치활동 전면금지 '위헌' 등 잇단 소수의견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5.19 17:16

문재인 대통령이 공석이던 헌법재판소장에 김이수(64) 헌법재판관(헌재소장 권한대행)을 지명한 가운데, 김 지명자의 과거 헌재 판결이 관심을 모은다.

19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김 지명자는 헌법수호와 인권 보호 의지가 확고할 뿐 아니라 그동안 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왔다"라며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김이수 재판관을 헌재소장에 지명한 배경을 밝혔다.

김 지명자는 2012년 헌법재판관이 된 뒤 소수 의견을 가장 많이 내 왔다.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사건'에서 9명 재판관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것과 '국가공무원법상 교원 정치활동 전면 금지 조항 심판'에서 홀로 위헌 의견을 낸 일은 잘 알려져 있다. 김 지명자는 이외에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소수 의견을 냈다.

◇사회적 약자 보호:여성·장애인 위한 법안 판결

입양기관이 미혼모자 가족 복지 시설을 함께 운영할 수 없도록 한 '한부모가족지원법' 조항에 대해 2014년 김 지명자는 반대 의견을 냈다. 헌법재판관 다수는 "입양을 권유할 가능성이 큰 입양기관이 미혼모 시설을 함께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자녀 양육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부당한 입양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공익성도 크다"며 해당 법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지만 여성계는 크게 반발했다. 

당시 김 지명자는 "미혼모가 자녀를 국외 입양시키는 것은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지원 부족 때문이다. 입양기관이 미혼모시설을 같이 운영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여성계의 편에 섰다. 

2016년 열린 성매매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 위헌법률심판에서도 김 지명자는 여성의 편에 섰다. 그는 "성 구매자에 대한 처벌은 합헌이지만 성 판매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과잉금지원칙·침해최소성·법익균형성 원칙 등에 위배된다"며 "여성 성 판매자는 기본적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보호와 선도를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봤다.

김 지명자는 점자 선거공보 제작을 후보자의 선택사항으로 둔 '공직선거법' 또한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냈다. 

◇국가 권력 남용 경계, 개인 자유 존중:디엔에이법, 화학적 거세 등 반대

김 지명자는 꾸준히 국가 권력의 남용을 경계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입장에 섰다. 

2013년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 남성들이 "경미한 강제추행죄 등을 저지른 경우까지 법관의 판단을 거치지 않고 무조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한 것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을 때, 김 지명자는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범방지를 주된 입법 목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대상자를 선정할 때 '재범의 위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범죄의 경중을 고려하지도 않는 등 침해 최소성을 위배했다"는 이유에서였다.

2014년 '디엔에이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법'(디엔에이법)에도 김 지명자는 위헌 의견을 냈다. '디엔에이법'은 검찰이 범죄자의 유전자정보(DNA)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으로, 강력범죄 수사와 예방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하지만 살인·강도·성범죄 등 흉악범죄뿐 아니라 주거침입·재물손괴 등 법조항만 보고는 죄질의 경중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들에게까지 적용돼 논란이됐다. 쌍용자동차 파업 참가 노동자와 용산 철거민 참사 관련자의 디엔에이가 이 법에 근거해 채취됐다. 

당시 김 지명자는 "재범 위험성이 없는 대상자에 대한 시료 채취는 입법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2015년 '화학적 거세' 위헌법률심판은 6:3으로 합헌 결정이 났지만, 김 지명자는 위헌 의견을 냈다. 화학적 거세에 의한 성폭력 재범 억제 효과를 정확히 알 수 없고, 부작용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충동 약물치료 자체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이외에도 김 지명자는 만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을 찬성하고, 시위 진압에 물대포 사용을 반대했다. 또한 부사관 임용에 연령 제한(27세)을 두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는 등 끊임없이 소수 의견을 내왔다.

"구치소 간 대통령도 3평…그래도 맘 편한 게 제일"

한 평 노동 시리즈는 원래 톨게이트 사무원과 길거리 신문 가판대를 생각했던 기획이었다. 그런데 길거리 가판대는 약하다는 선배들의 지적으로 지하주차장 요금 사무원을 취재하기로 했다. 하루종일 지하에서 빛도 못보고 사는 심정이 어떨까 싶어서.

그래서 동네 쇼핑몰 건물 지하주차장에 취재를 가서 근무하시는 분을 인터뷰하고 설명도 다 들었지만, 기사가 부정적으로 나갈 것을 우려한 그분들의 경계 때문에 기사감이 될만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 저녁에 취재하느라 초과근무까지 했는데!ㅜㅜㅜ

시리즈 중 2편을 쓴 선배 또한 지하철 기관사를 취재하려던 계획이 잘 안돼 '땜빵'으로 구두 미화원을 취재했다. 그만큼 섭외가 어려웠던 기획이다.

무튼 마감은 다가오고, 내 취재는 엎어졌고...했는데 손을 마냥 놓고 있을 수는 없어서 무작정 근처 지하철역 가판대로 향했다.

가판대에 갈 땐 팀장도 선배도, 나조차도 거기 무슨 기사거리가 있겠나 하는 마음이었다. 

근데 가보니, 기사거리가 있었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무작정 말을 걸고, 그 사람의 얘기를 듣는 법을 알려준 기사이기 때문에 유독 기억에 남는다.

지하철 가판대 상인 아주머니는 한 시간 정도 나와 대화를 나누다 눈물을 흘리시기도 했다. 기사 제목이 된 아주머니의 워딩이 너무 좋아 감탄한 기억도. 

취재하다 알게된 지하철 가판대의 구조적 문제도 기사감이었지만, 기사에는 쓰지 않았다.


[기사링크]

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42715202070628&type=1


"구치소 간 대통령도 3평…그래도 맘 편한 게 제일"

['한 평' 노동]<3>지하철 가판대 상인 "없는게 없는 땅속 만물상…의무실에 외국인 안내까지 척척"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5.01 06:40|조회 : 25862
편집자주 한 평(3.3㎡) 남짓한 공간의 일터에서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업무 공간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이 주목받는 지금,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각기 다른 일에 종사하는 ‘한 평 근로자'의 생활과 근무 환경을 3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1회>톨게이트 요금 징수원-<2회>구두 미화원-<3회>지하철 가판대 상인

딱 한 평(3.3㎡). 좁을 것 같지만 과자나 음료는 물론 마스크, 이어폰, 벨트, 신발 깔창 접착제까지 없는 게 없다. ‘땅속 만물상’ 지하철 가판대다.

유난히 화창한 지난달 28일 오후, 서늘한 지하도 시청역 가판대 안에서 점원 안모씨(67·여)가 자리에 앉아 쿠키를 나눠 담고 있다. “잘 팔리진 않는데 그래도 가끔 사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직접 소분한 쿠키는 성분표를 붙여 판매한다.

이곳에서 5년째 일하고 있는 안씨의 가판대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돌아간다. 오전 아르바이트생은 아침부터 1시까지, 안씨는 1시부터 밤 10시까지 맡는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쉬지 않고, 일요일도 월 2회 일한다.

◇"다 비슷하게 안팔려"…하루 10만원 매출도 빠듯

“다 비슷하게 안 팔려요. 카드기가 없어 한 번에 많이 팔 수도 없고 500원, 1000원 장사지 뭐.” 

뭐가 제일 잘 팔리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씨는 푸념하듯 말했다. 카드사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지하철 가판대에는 대부분 신용카드 결제기가 없다. 손님들은 보통 1000원 내외의 주전부리를 산다. 

기자가 가판대에 있던 1시간 동안 5명의 손님이 찾았지만 3000원 이상의 물품을 사는 경우는 없었다. 안씨는 “예전에는 신문이라도 잘 팔렸는데 요샌 다들 스마트폰을 봐서 그마저도 안 팔린다”고 넋두리했다.

같은 역 건너편 가판대 상인 박모씨(58·여)도 사정은 비슷하다. 18년 전 남편과 사별해 생계가 막막했지만 목, 맹장 등 수술만 네 군데를 해 일자리 얻기가 쉽지 않았다. 박씨는 “무거운 물건 드는 일을 할 수가 없어 찾은 일이지만 하루 매출 10만원도 빠듯하다”고 전했다.

◇화장실 가는 게 '큰 일'…자기 전에 코 풀어도 새까매

가판대 상인은 화장실 가는 게 큰 고민이다. 자리를 비우거나 졸면 물건을 훔쳐가는 경우가 꽤 있다. 화장실 한 번 가겠다고, 내놓은 물품을 다 정리해 넣을 수도 없다. 신문 갖다 주는 사람이나 지하철을 오래 기다리는 승객이 있으면 가게를 잠시 맡기고 겨우 다녀온다.

지하철 승강장은 공기가 썩 좋지 않다. 박씨는 면봉을 코에 넣었다 빼 보여줬다. 흰 면봉이 검게 변했다. 박씨는 “집에 가서 소금물로 서너 번 헹궈도 자기 전 코를 풀어보면 새까맣다”며 “식도에 병이 있는데 더 심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스크린 도어가 생겨 예전보단 공기가 많이 나아졌다. 박씨는 “먼지가 싫지만 덕분에 마스크를 판다”며 웃어 보였다. 

◇노숙자 음식 나눠주고 쓰러진 사람 구하기도

비 오는 날이면 박씨는 멀쩡한 음식을 쓰레기통 주위에 슬며시 놓는다. “비 오면 노숙자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쓰레기통을 뒤져요. 나도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니까.”

지하철 안이나 승강장에서 쓰러진 승객을 도울 때도 있다. 빈혈이나 공황 장애로 쓰러진 사람을 행인들이 가판대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 119와 역무실에 연락하고 쓰러진 사람에게 물을 먹여 보내는 건 웬만한 의무실 직원 수준이다.

“길 물어보는 사람도 반가워요. 여기 종일 혼자 있다 보면 심심해져.” 박씨 가게의 벽에는 몇 번 출구에 무엇이 있는지 적힌 종이가 있다. 길을 알려주려고 역무실에 요청해 받았다. 말 거는 사람 셋 중 둘은 길을 묻는다. 박씨는 외국인에게 길을 알려주기 위해 영어 공부도 한다. 가게에는 3개국어로 써진 ‘마스크’와 ‘과자’ 이름표도 있다. 직장에 다니는 박씨 딸이 써줬다.

지하 한 평 좁은 공간에서 온종일 답답하지는 않을까. “구치소 간 대통령도 나보다 넓은 3평에 산다지만 그 사람은 속이 시끄러울테고, 나는 남 눈치 안보고 마음이 편하니까 내가 낫죠. 마음이 불편한데 대궐에 있으면 뭐하겠어요.”

도로 위 섬…"매연은 일상, 화장실 안가려 피임시술도"

머니투데이 2017년 5월 사내 기자상에 빛나는 기사이다. *^^* 머투에서의 내 대표기사. ㅋㅋㅋㅋㅋ 

머투 다른 부서 사람들은 나랑 당직을 서게 되면 묻곤 했다. "니가 톨게이트 쓴 걔냐?"

이 기사는 머투에 들어가자마자 쓰기로 해놓고 한달만에 쓴 사골 중의 사골 기사다. 3월말 머투 인턴 면접 때 들어오면 무슨 기사를 쓰고 싶녜서 이 기사 기획을 말했었다. 그때 답했던 기획 제목은 '한 평의 공간'이었는데, 다듬어져 '한 평 노동'이 됐다. 

면접에 붙어서 인턴으로 들어가자마자 차장과 팀장이 니가 면접 때 말한 그 기획 너무 좋다며 바로 쓰라고 했다. 난 떨어뜨려도 이 기사는 몰래 쓰려고 했다던 차장님...ㅋㅋㅋ 어쩌면 면접에서 이 기획 때문에 뽑혔는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기자할 생각 전혀 없이 알바나 할 생각으로 인턴기자 면접을 보러 간 터라, 이전까지 기사 발제를 고민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면접 전날 예전에 들었던 저널리즘 수업 자료를 뒤지다가 눈에 띄어 면접에서 말한 기사다. 기사는 면접으로부터 무려 5년 전인 2012년 학교에서 한겨레신문 기자인 박경만 교수님 언론정보인턴십 수업을 들을 때 발제했던 기사인데, 작성은 하지 않았다가 머투에 가서 작성하게 된 것.

취재에 부담이 있어서 미루다가 한달만에 취재를 마치고 내보냈는데, 글을 고쳐주신 미선 팀장과 열심히 썼다고 돈 들여 홍보해주신 윤정 차장, 팀 차원의 엄청난 광푸쉬를 받아 다음 카카오 채널 메인에 올라가고, 조회수도 50만을 넘게 기록했다. 선배들이 얘 고생했다고 기자상 달라고 하셔서 기자상과 상금까지 탔다.

기획을 오래전에 해서 시의성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취재 시기와 맞물린 스마트 톨링 이슈 덕분에 시의성이 생겼다. 

취재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건 도명화 위원장의 피임 시술 이야기. 톨게이트 사무원들이 화장실을 가기 힘들 것이라는 건 예상했던 바지만, 피임 시술까지 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런 내용을 다룬 기사는 이전까지 없었던 터라 의미있는 기사였다고 자부한다.

카카오 채널 메인에 올라간 덕에 좋아요만 400여 개, 댓글은 300여 개가 달렸다.

댓글 중 기억에 남는 건 "설리 인스타나 보고 기사쓰는 기레기들은 이런 기자 좀 본받아라. 이런 게 진짜 기사지"라는 댓글.

이 기사 같은 발제 기사는 일주일에 하나씩 썼고, 보통은 설리 인스타를 주로 보며 실시간 검색어 대응 기사를 작성하던 시절이라 그 댓글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던 기억이.ㅎㅎㅎ 

[기사링크]

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42711271888196&type=1

카카오 채널 http://pf.kakao.com/_Daixou/431456

도로 위 섬…"매연은 일상, 화장실 안가려 피임시술도"


['한 평' 노동]<1>톨게이트 요금 징수원 "톨게이트 자동화 추진에 해고될까 걱정"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4.29 06:40|조회 : 500611

편집자주 한 평(3.3㎡) 남짓한 공간의 일터에서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업무 공간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이 주목받는 지금,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각기 다른 일에 종사하는 ‘한 평 근로자'의 생활과 근무 환경을 3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1회>톨게이트 요금 징수원-<2회>구두 미화원-<3회>지하철 가판대 상인

차가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 0.5평(1.65㎡)의 섬들이 있다. 바다 대신 차도로 둘러싸인 섬, 톨게이트다. 섬은 곧 무인도가 될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는 2020년부터 전국 톨게이트에 ‘스마트 톨링(Smart Talling·차량번호를 영상 인식해 통행료를 자동결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톨게이트를 무인화할 계획이다. 일자리에 위협받고 있는 톨게이트 요금 징수원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화장실 가기 힘들어 피임 시술까지…퇴근 후엔 코가 거멓게

지난 21일 수도권의 한 톨게이트에서 만난 10년차 요금 징수원 A씨(46)는 화장실을 가야하는 상황이 가장 괴롭다. 요금소에서 화장실에 가려면 지하 통로로 내려와 한참을 걸어야 한다. 잠시 요금소를 맡아줄 사람이 없으면 화장실에 갈 수 없다.

톨게이트 징수원들은 대부분 30대 후반~50대의 여성. 3교대로 근무한다. 식사·휴게 시간 각각 30분씩을 포함해 하루 9시간을 톨게이트에서 보낸다. 주말과 공휴일, 명절에도 일한다. 

톨게이트에서 12년간 근무한 도명화 민주연합노조 여성부위원장은 “화장실을 맘껏 못가니 방광염 등 질병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며 "생리 때도 화장실에 충분히 못 가 생리량이 많은 사람들 중에는 생리를 안하려고 팔에 피임기구를 넣는 시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매연과 미세먼지는 일상이다. 요금소 왼쪽 창문은 요금 징수를 위해 항상 열려 있다. A씨는 “일을 마치고 코를 풀면 검은 코가 나오고, 셔츠를 입으면 창문을 열어둔 쪽 팔부분이 금세 까매진다"고 말했다.

도공 관계자는 “최근 톨게이트 공기질, 소음 측정결과를 보면 대부분 기준치 이하"라며 “매연·미세먼지 방지를 위한 에어커튼과 전기 집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질을 측정할 때는 기계를 모두 켜고 측정한다. 

하지만 이날은 기계가 모두 꺼져 있었다. A씨는 “에어커튼을 켜면 통행료를 주고받을 때 돈이 날린다"며 "소음도 커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금 징수원들은 마스크와 마이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지만 국내에서는 서비스직의 특성상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분위기다. A씨는 “창문 크기를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게 하고, 마스크와 이어 마이크를 착용하면 숨쉬기가 훨씬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톨게이트, '무인도'되면…8000여명 징수원은 '난민' 

스마트톨링 시스템이 도입되면 현재 고속도로 톨게이트 420여곳에서 일하는 요금 징수원 8000여명이 새 일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이들을 콜센터 및 영상 보정 센터 인력으로 전환하거나 민자 고속도로로 이직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대책으로 들었다. 도공 관계자는 “영상 판독 요금 징수로 바뀌면 민원 전화가 훨씬 늘 것”이라며 “콜센터 인력을 현재 70여명에서 3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인데 요금소 직원들을 우선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상 판독의 정확도가 100%가 아니라 영상 보정 센터를 만들 계획인데 요금소 직원을 영상 판독하는 인원으로 전환 고용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정부 대책이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본부지부 측은 “콜센터나 영상 보정 센터는 특정 지역에만 세워지기 때문에 실제 일할 수 있는 인원은 적을 것"이라며 "민자 고속도로도 무인요금소로 전환하는 추세여서 이직이나 지속 고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도공은 징수원들을 인위적으로 해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스마트 톨링으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이 크다. 노조 관계자는 "업무 제대로 못하면 스마트 톨링 될 때 정리해고될 수 있다고 협박하는 관리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0.5평에 온전히 혼자…어쩌면 가장 자유로운 내 공간"

톨게이트 요금 징수원 중에는 고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장기 근무한 이들이 적지 않다. 단순히 재취업이 어려워서만은 아니다.

"오롯이 혼자일 수 있어서 좋아요. 내 독립된 공간이니까. 그래서 이 일이 좋아요.” 하루 종일 좁은 데서 답답하지 않냐는 질문에 12년차 요금 징수원 B씨(44)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야간에는 책도 읽는다. 원칙적으로는 요금 징수 외에 다른 일을 하면 안 되지만, 차가 정말 드물 때는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야간 근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에어컨은 잘 나오는지 목은 안아픈지 가족들의 걱정도 크다. 차도 위에 혼자 덩그러니 놓여 있으니 위험한 순간도 많다. 야간에는 대놓고 창문으로 손을 넣어 징수원을 주먹으로 치고 돈을 훔쳐가는 사고도 있다. 성희롱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8년차 요금 징수원 C씨(43)는 “일이 다 좋기만 한 건 아니지만, 어차피 집에 가도 쌓인 일거리에 자식들 뒤치닥거리에 머리 아플 때가 많다”며 “그래도 요금소에서만은 온전히 혼자여서 자유로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남친 기프티콘에 빵집 달려갔는데… 만우절 '이별주의보'

머니투데이 이슈팀(후에 모락팀으로 이름이 바뀜)에 인턴으로 가서 처음 썼던 발제 기사.

2017년 4월 1일 다음 메인에 걸려 댓글이 250여개 달렸고, 

머니투데이 홈페이지에서 조회수 57만을 기록했다.

잘 쓴 발제기사는 아니지만 처음 직접 발제해 쓴 기사기도 하고, 

마침 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려 기억에 남는 기사다.

[기사링크]

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33016171097160&type=1

다음 http://v.media.daum.net/v/20170401063005688


남친 기프티콘에 빵집 달려갔는데… 만우절 '이별주의보'

무심코 한 거짓말에 이별·절교·소송까지… 법적 처벌도 주의해야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4.01 06:30|조회 : 573596

#수험생 최모씨는 지난해 만우절에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공부 열심히 하라"며 남자친구가 케이크 기프티콘을 선물한 것. 사용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에 최씨는 공부할 시간을 빼 멀리 있는 해당 브랜드 빵집까지 찾아갔지만 "이미 사용된 기프티콘"이라는 매장 직원의 말이 돌아왔다. 평소 남자친구의 잦은 장난에 지쳐 있던 최씨는 폭발했고, 남자친구는 전 남자친구가 됐다.

#"셋째 임신했어요." 직장인 김모씨는 작년 만우절 SNS에서 10년 지기 친구의 임신 소식을 봤다. 김씨는 혼전임신으로 결혼한 친구가 더 이상의 임신을 원치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너 셋째 키울 형편 안되잖아. 어떡해." 하지만 임신 소식은 만우절 거짓말이었다. 속은 김씨는 물론 김씨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친구는 사소한 장난에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도 넘은 거짓말에 감정 상할라… '관종' 심리 때문

1일 만우절을 맞아 도 넘은 거짓말이 우려된다. 거짓말이 허용되는 날이라지만 생각 없이 한 장난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만우절을 앞두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연인이나 친구에게 심한 거짓말을 했다가 사이가 나빠졌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만우절을 핑계로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떠보려다 상황이 심각해진 경우도 많다.

만우절에 교통사고가 났다는 거짓말로 친구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는 대학생 김모씨(23)는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여 기분이 좋았다"며 '관종' 심리가 거짓말의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관종'이란 '관심 종자'의 줄임말로 '타인에게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의학 용어인 연극성 인격장애(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성격이 병적일 정도로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줌), 뮌하우젠 증후군(관심을 받고 싶어서 질병을 꾸며냄), 공상허언증(관심을 받고 싶어 거짓말을 꾸며냄) 등과 뜻은 비슷하지만 정도는 덜한 경우 '관종'이라는 말을 쓴다. 

◇기업의 거짓말… 공개사과에 소송까지

거짓말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해 곤경에 빠진 기업도 있다. 만우절마다 센스 있는 장난으로 관심을 모았던 구글이 지난해에는 수위 조절에 실패했다. 

구글은 미국에서 메일 '전송 및 보관' 버튼을 장난으로 바꿨다. 바뀐 버튼을 누르면 이미 작성한 메일 내용이 모두 사라지게 한 탓에 문제가 됐다. "작가인데 마감시간을 못 지켜 일거리를 잃었다"는 등 항의가 빗발쳤다. 결국 구글은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지난 2014년에는 게임 회사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가 만우절에 거짓말로 게이머들에게 혼란을 줘 사과한 일도 있다.
만우절 거짓말로 소송 당한 기업도 있다. 2005년 미국의 라디오 방송국 KBDS-FM은 청취자에게 차량을 상품으로 준다고 거짓말했다가 소송 당했고, 2002년 호프 체인 후터스는 맥주 판매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직원에게 당초 주기로 한 '도요타' 자동차 대신 스타워즈 '요다' 장난감을 줘 소송까지 이어졌다.

◇거짓말로 피해주면 처벌… "장난 안해!" 선언도

거짓말 수위 조절로 고민하느니 만우절 장난을 포기하는 움직임도 있다. 실제 112나 119를 대상으로 한 장난 전화는 줄어드는 추세다. 장난 전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이 주이유지만 공공기관에 장난 전화를 하는 것은 민폐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경기도내 고등학교에 20년째 재직 중인 한 교사는 "요새 아이들은 예전에 비해 별 장난을 치지 않는 편"이라며 "괜히 심한 장난을 쳤다가 친구나 선생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심각한 일이 벌어질까 조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진모씨(29)는 "다들 살기 팍팍한데 괜히 장난 잘못 쳤다가 싸움 난다"며 "만우절에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당한 농담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해서 무리수를 두는 것은 위험하다. 나쁜 의도가 없다고 해도 거짓말로 피해를 줬다면 가해자는 형법 314조 1항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의 벌금에 처한다'에 따라 처벌 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