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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소수의견' 김이수 헌재소장 지명자 과거 판결은?

김이수 재판관이 소장으로 지명돼 실검에 올랐는데, 원래 좋아하던 재판관이라 내가 쓰겠다고 발제해서 곧장 썼던 기사.

결국 그는 소장이 되지 못했지만, 애정을 갖고 기사라 기억에 남는다. 금요일 저녁 5시 퇴근인데 3시쯤 발제해서 후딱 쓰고 퇴근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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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51915202188038&type=1


'Mr.소수의견' 김이수 헌재소장 지명자 과거 판결은?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교원 정치활동 전면금지 '위헌' 등 잇단 소수의견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5.19 17:16

문재인 대통령이 공석이던 헌법재판소장에 김이수(64) 헌법재판관(헌재소장 권한대행)을 지명한 가운데, 김 지명자의 과거 헌재 판결이 관심을 모은다.

19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김 지명자는 헌법수호와 인권 보호 의지가 확고할 뿐 아니라 그동안 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왔다"라며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김이수 재판관을 헌재소장에 지명한 배경을 밝혔다.

김 지명자는 2012년 헌법재판관이 된 뒤 소수 의견을 가장 많이 내 왔다.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사건'에서 9명 재판관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것과 '국가공무원법상 교원 정치활동 전면 금지 조항 심판'에서 홀로 위헌 의견을 낸 일은 잘 알려져 있다. 김 지명자는 이외에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소수 의견을 냈다.

◇사회적 약자 보호:여성·장애인 위한 법안 판결

입양기관이 미혼모자 가족 복지 시설을 함께 운영할 수 없도록 한 '한부모가족지원법' 조항에 대해 2014년 김 지명자는 반대 의견을 냈다. 헌법재판관 다수는 "입양을 권유할 가능성이 큰 입양기관이 미혼모 시설을 함께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자녀 양육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부당한 입양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공익성도 크다"며 해당 법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지만 여성계는 크게 반발했다. 

당시 김 지명자는 "미혼모가 자녀를 국외 입양시키는 것은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지원 부족 때문이다. 입양기관이 미혼모시설을 같이 운영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여성계의 편에 섰다. 

2016년 열린 성매매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 위헌법률심판에서도 김 지명자는 여성의 편에 섰다. 그는 "성 구매자에 대한 처벌은 합헌이지만 성 판매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과잉금지원칙·침해최소성·법익균형성 원칙 등에 위배된다"며 "여성 성 판매자는 기본적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보호와 선도를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봤다.

김 지명자는 점자 선거공보 제작을 후보자의 선택사항으로 둔 '공직선거법' 또한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냈다. 

◇국가 권력 남용 경계, 개인 자유 존중:디엔에이법, 화학적 거세 등 반대

김 지명자는 꾸준히 국가 권력의 남용을 경계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입장에 섰다. 

2013년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 남성들이 "경미한 강제추행죄 등을 저지른 경우까지 법관의 판단을 거치지 않고 무조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한 것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을 때, 김 지명자는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범방지를 주된 입법 목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대상자를 선정할 때 '재범의 위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범죄의 경중을 고려하지도 않는 등 침해 최소성을 위배했다"는 이유에서였다.

2014년 '디엔에이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법'(디엔에이법)에도 김 지명자는 위헌 의견을 냈다. '디엔에이법'은 검찰이 범죄자의 유전자정보(DNA)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으로, 강력범죄 수사와 예방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하지만 살인·강도·성범죄 등 흉악범죄뿐 아니라 주거침입·재물손괴 등 법조항만 보고는 죄질의 경중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들에게까지 적용돼 논란이됐다. 쌍용자동차 파업 참가 노동자와 용산 철거민 참사 관련자의 디엔에이가 이 법에 근거해 채취됐다. 

당시 김 지명자는 "재범 위험성이 없는 대상자에 대한 시료 채취는 입법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2015년 '화학적 거세' 위헌법률심판은 6:3으로 합헌 결정이 났지만, 김 지명자는 위헌 의견을 냈다. 화학적 거세에 의한 성폭력 재범 억제 효과를 정확히 알 수 없고, 부작용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충동 약물치료 자체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이외에도 김 지명자는 만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을 찬성하고, 시위 진압에 물대포 사용을 반대했다. 또한 부사관 임용에 연령 제한(27세)을 두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는 등 끊임없이 소수 의견을 내왔다.

"구치소 간 대통령도 3평…그래도 맘 편한 게 제일"

한 평 노동 시리즈는 원래 톨게이트 사무원과 길거리 신문 가판대를 생각했던 기획이었다. 그런데 길거리 가판대는 약하다는 선배들의 지적으로 지하주차장 요금 사무원을 취재하기로 했다. 하루종일 지하에서 빛도 못보고 사는 심정이 어떨까 싶어서.

그래서 동네 쇼핑몰 건물 지하주차장에 취재를 가서 근무하시는 분을 인터뷰하고 설명도 다 들었지만, 기사가 부정적으로 나갈 것을 우려한 그분들의 경계 때문에 기사감이 될만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 저녁에 취재하느라 초과근무까지 했는데!ㅜㅜㅜ

시리즈 중 2편을 쓴 선배 또한 지하철 기관사를 취재하려던 계획이 잘 안돼 '땜빵'으로 구두 미화원을 취재했다. 그만큼 섭외가 어려웠던 기획이다.

무튼 마감은 다가오고, 내 취재는 엎어졌고...했는데 손을 마냥 놓고 있을 수는 없어서 무작정 근처 지하철역 가판대로 향했다.

가판대에 갈 땐 팀장도 선배도, 나조차도 거기 무슨 기사거리가 있겠나 하는 마음이었다. 

근데 가보니, 기사거리가 있었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무작정 말을 걸고, 그 사람의 얘기를 듣는 법을 알려준 기사이기 때문에 유독 기억에 남는다.

지하철 가판대 상인 아주머니는 한 시간 정도 나와 대화를 나누다 눈물을 흘리시기도 했다. 기사 제목이 된 아주머니의 워딩이 너무 좋아 감탄한 기억도. 

취재하다 알게된 지하철 가판대의 구조적 문제도 기사감이었지만, 기사에는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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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42715202070628&type=1


"구치소 간 대통령도 3평…그래도 맘 편한 게 제일"

['한 평' 노동]<3>지하철 가판대 상인 "없는게 없는 땅속 만물상…의무실에 외국인 안내까지 척척"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5.01 06:40|조회 : 25862
편집자주 한 평(3.3㎡) 남짓한 공간의 일터에서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업무 공간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이 주목받는 지금,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각기 다른 일에 종사하는 ‘한 평 근로자'의 생활과 근무 환경을 3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1회>톨게이트 요금 징수원-<2회>구두 미화원-<3회>지하철 가판대 상인

딱 한 평(3.3㎡). 좁을 것 같지만 과자나 음료는 물론 마스크, 이어폰, 벨트, 신발 깔창 접착제까지 없는 게 없다. ‘땅속 만물상’ 지하철 가판대다.

유난히 화창한 지난달 28일 오후, 서늘한 지하도 시청역 가판대 안에서 점원 안모씨(67·여)가 자리에 앉아 쿠키를 나눠 담고 있다. “잘 팔리진 않는데 그래도 가끔 사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직접 소분한 쿠키는 성분표를 붙여 판매한다.

이곳에서 5년째 일하고 있는 안씨의 가판대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돌아간다. 오전 아르바이트생은 아침부터 1시까지, 안씨는 1시부터 밤 10시까지 맡는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쉬지 않고, 일요일도 월 2회 일한다.

◇"다 비슷하게 안팔려"…하루 10만원 매출도 빠듯

“다 비슷하게 안 팔려요. 카드기가 없어 한 번에 많이 팔 수도 없고 500원, 1000원 장사지 뭐.” 

뭐가 제일 잘 팔리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씨는 푸념하듯 말했다. 카드사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지하철 가판대에는 대부분 신용카드 결제기가 없다. 손님들은 보통 1000원 내외의 주전부리를 산다. 

기자가 가판대에 있던 1시간 동안 5명의 손님이 찾았지만 3000원 이상의 물품을 사는 경우는 없었다. 안씨는 “예전에는 신문이라도 잘 팔렸는데 요샌 다들 스마트폰을 봐서 그마저도 안 팔린다”고 넋두리했다.

같은 역 건너편 가판대 상인 박모씨(58·여)도 사정은 비슷하다. 18년 전 남편과 사별해 생계가 막막했지만 목, 맹장 등 수술만 네 군데를 해 일자리 얻기가 쉽지 않았다. 박씨는 “무거운 물건 드는 일을 할 수가 없어 찾은 일이지만 하루 매출 10만원도 빠듯하다”고 전했다.

◇화장실 가는 게 '큰 일'…자기 전에 코 풀어도 새까매

가판대 상인은 화장실 가는 게 큰 고민이다. 자리를 비우거나 졸면 물건을 훔쳐가는 경우가 꽤 있다. 화장실 한 번 가겠다고, 내놓은 물품을 다 정리해 넣을 수도 없다. 신문 갖다 주는 사람이나 지하철을 오래 기다리는 승객이 있으면 가게를 잠시 맡기고 겨우 다녀온다.

지하철 승강장은 공기가 썩 좋지 않다. 박씨는 면봉을 코에 넣었다 빼 보여줬다. 흰 면봉이 검게 변했다. 박씨는 “집에 가서 소금물로 서너 번 헹궈도 자기 전 코를 풀어보면 새까맣다”며 “식도에 병이 있는데 더 심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스크린 도어가 생겨 예전보단 공기가 많이 나아졌다. 박씨는 “먼지가 싫지만 덕분에 마스크를 판다”며 웃어 보였다. 

◇노숙자 음식 나눠주고 쓰러진 사람 구하기도

비 오는 날이면 박씨는 멀쩡한 음식을 쓰레기통 주위에 슬며시 놓는다. “비 오면 노숙자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쓰레기통을 뒤져요. 나도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니까.”

지하철 안이나 승강장에서 쓰러진 승객을 도울 때도 있다. 빈혈이나 공황 장애로 쓰러진 사람을 행인들이 가판대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 119와 역무실에 연락하고 쓰러진 사람에게 물을 먹여 보내는 건 웬만한 의무실 직원 수준이다.

“길 물어보는 사람도 반가워요. 여기 종일 혼자 있다 보면 심심해져.” 박씨 가게의 벽에는 몇 번 출구에 무엇이 있는지 적힌 종이가 있다. 길을 알려주려고 역무실에 요청해 받았다. 말 거는 사람 셋 중 둘은 길을 묻는다. 박씨는 외국인에게 길을 알려주기 위해 영어 공부도 한다. 가게에는 3개국어로 써진 ‘마스크’와 ‘과자’ 이름표도 있다. 직장에 다니는 박씨 딸이 써줬다.

지하 한 평 좁은 공간에서 온종일 답답하지는 않을까. “구치소 간 대통령도 나보다 넓은 3평에 산다지만 그 사람은 속이 시끄러울테고, 나는 남 눈치 안보고 마음이 편하니까 내가 낫죠. 마음이 불편한데 대궐에 있으면 뭐하겠어요.”

도로 위 섬…"매연은 일상, 화장실 안가려 피임시술도"

머니투데이 2017년 5월 사내 기자상에 빛나는 기사이다. *^^* 머투에서의 내 대표기사. ㅋㅋㅋㅋㅋ 

머투 다른 부서 사람들은 나랑 당직을 서게 되면 묻곤 했다. "니가 톨게이트 쓴 걔냐?"

이 기사는 머투에 들어가자마자 쓰기로 해놓고 한달만에 쓴 사골 중의 사골 기사다. 3월말 머투 인턴 면접 때 들어오면 무슨 기사를 쓰고 싶녜서 이 기사 기획을 말했었다. 그때 답했던 기획 제목은 '한 평의 공간'이었는데, 다듬어져 '한 평 노동'이 됐다. 

면접에 붙어서 인턴으로 들어가자마자 차장과 팀장이 니가 면접 때 말한 그 기획 너무 좋다며 바로 쓰라고 했다. 난 떨어뜨려도 이 기사는 몰래 쓰려고 했다던 차장님...ㅋㅋㅋ 어쩌면 면접에서 이 기획 때문에 뽑혔는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기자할 생각 전혀 없이 알바나 할 생각으로 인턴기자 면접을 보러 간 터라, 이전까지 기사 발제를 고민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면접 전날 예전에 들었던 저널리즘 수업 자료를 뒤지다가 눈에 띄어 면접에서 말한 기사다. 기사는 면접으로부터 무려 5년 전인 2012년 학교에서 한겨레신문 기자인 박경만 교수님 언론정보인턴십 수업을 들을 때 발제했던 기사인데, 작성은 하지 않았다가 머투에 가서 작성하게 된 것.

취재에 부담이 있어서 미루다가 한달만에 취재를 마치고 내보냈는데, 글을 고쳐주신 미선 팀장과 열심히 썼다고 돈 들여 홍보해주신 윤정 차장, 팀 차원의 엄청난 광푸쉬를 받아 다음 카카오 채널 메인에 올라가고, 조회수도 50만을 넘게 기록했다. 선배들이 얘 고생했다고 기자상 달라고 하셔서 기자상과 상금까지 탔다.

기획을 오래전에 해서 시의성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취재 시기와 맞물린 스마트 톨링 이슈 덕분에 시의성이 생겼다. 

취재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건 도명화 위원장의 피임 시술 이야기. 톨게이트 사무원들이 화장실을 가기 힘들 것이라는 건 예상했던 바지만, 피임 시술까지 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런 내용을 다룬 기사는 이전까지 없었던 터라 의미있는 기사였다고 자부한다.

카카오 채널 메인에 올라간 덕에 좋아요만 400여 개, 댓글은 300여 개가 달렸다.

댓글 중 기억에 남는 건 "설리 인스타나 보고 기사쓰는 기레기들은 이런 기자 좀 본받아라. 이런 게 진짜 기사지"라는 댓글.

이 기사 같은 발제 기사는 일주일에 하나씩 썼고, 보통은 설리 인스타를 주로 보며 실시간 검색어 대응 기사를 작성하던 시절이라 그 댓글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던 기억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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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채널 http://pf.kakao.com/_Daixou/431456

도로 위 섬…"매연은 일상, 화장실 안가려 피임시술도"


['한 평' 노동]<1>톨게이트 요금 징수원 "톨게이트 자동화 추진에 해고될까 걱정"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4.29 06:40|조회 : 500611

편집자주 한 평(3.3㎡) 남짓한 공간의 일터에서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업무 공간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이 주목받는 지금,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각기 다른 일에 종사하는 ‘한 평 근로자'의 생활과 근무 환경을 3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1회>톨게이트 요금 징수원-<2회>구두 미화원-<3회>지하철 가판대 상인

차가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 0.5평(1.65㎡)의 섬들이 있다. 바다 대신 차도로 둘러싸인 섬, 톨게이트다. 섬은 곧 무인도가 될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는 2020년부터 전국 톨게이트에 ‘스마트 톨링(Smart Talling·차량번호를 영상 인식해 통행료를 자동결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톨게이트를 무인화할 계획이다. 일자리에 위협받고 있는 톨게이트 요금 징수원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화장실 가기 힘들어 피임 시술까지…퇴근 후엔 코가 거멓게

지난 21일 수도권의 한 톨게이트에서 만난 10년차 요금 징수원 A씨(46)는 화장실을 가야하는 상황이 가장 괴롭다. 요금소에서 화장실에 가려면 지하 통로로 내려와 한참을 걸어야 한다. 잠시 요금소를 맡아줄 사람이 없으면 화장실에 갈 수 없다.

톨게이트 징수원들은 대부분 30대 후반~50대의 여성. 3교대로 근무한다. 식사·휴게 시간 각각 30분씩을 포함해 하루 9시간을 톨게이트에서 보낸다. 주말과 공휴일, 명절에도 일한다. 

톨게이트에서 12년간 근무한 도명화 민주연합노조 여성부위원장은 “화장실을 맘껏 못가니 방광염 등 질병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며 "생리 때도 화장실에 충분히 못 가 생리량이 많은 사람들 중에는 생리를 안하려고 팔에 피임기구를 넣는 시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매연과 미세먼지는 일상이다. 요금소 왼쪽 창문은 요금 징수를 위해 항상 열려 있다. A씨는 “일을 마치고 코를 풀면 검은 코가 나오고, 셔츠를 입으면 창문을 열어둔 쪽 팔부분이 금세 까매진다"고 말했다.

도공 관계자는 “최근 톨게이트 공기질, 소음 측정결과를 보면 대부분 기준치 이하"라며 “매연·미세먼지 방지를 위한 에어커튼과 전기 집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질을 측정할 때는 기계를 모두 켜고 측정한다. 

하지만 이날은 기계가 모두 꺼져 있었다. A씨는 “에어커튼을 켜면 통행료를 주고받을 때 돈이 날린다"며 "소음도 커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금 징수원들은 마스크와 마이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지만 국내에서는 서비스직의 특성상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분위기다. A씨는 “창문 크기를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게 하고, 마스크와 이어 마이크를 착용하면 숨쉬기가 훨씬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톨게이트, '무인도'되면…8000여명 징수원은 '난민' 

스마트톨링 시스템이 도입되면 현재 고속도로 톨게이트 420여곳에서 일하는 요금 징수원 8000여명이 새 일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이들을 콜센터 및 영상 보정 센터 인력으로 전환하거나 민자 고속도로로 이직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대책으로 들었다. 도공 관계자는 “영상 판독 요금 징수로 바뀌면 민원 전화가 훨씬 늘 것”이라며 “콜센터 인력을 현재 70여명에서 3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인데 요금소 직원들을 우선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상 판독의 정확도가 100%가 아니라 영상 보정 센터를 만들 계획인데 요금소 직원을 영상 판독하는 인원으로 전환 고용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정부 대책이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본부지부 측은 “콜센터나 영상 보정 센터는 특정 지역에만 세워지기 때문에 실제 일할 수 있는 인원은 적을 것"이라며 "민자 고속도로도 무인요금소로 전환하는 추세여서 이직이나 지속 고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도공은 징수원들을 인위적으로 해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스마트 톨링으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이 크다. 노조 관계자는 "업무 제대로 못하면 스마트 톨링 될 때 정리해고될 수 있다고 협박하는 관리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0.5평에 온전히 혼자…어쩌면 가장 자유로운 내 공간"

톨게이트 요금 징수원 중에는 고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장기 근무한 이들이 적지 않다. 단순히 재취업이 어려워서만은 아니다.

"오롯이 혼자일 수 있어서 좋아요. 내 독립된 공간이니까. 그래서 이 일이 좋아요.” 하루 종일 좁은 데서 답답하지 않냐는 질문에 12년차 요금 징수원 B씨(44)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야간에는 책도 읽는다. 원칙적으로는 요금 징수 외에 다른 일을 하면 안 되지만, 차가 정말 드물 때는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야간 근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에어컨은 잘 나오는지 목은 안아픈지 가족들의 걱정도 크다. 차도 위에 혼자 덩그러니 놓여 있으니 위험한 순간도 많다. 야간에는 대놓고 창문으로 손을 넣어 징수원을 주먹으로 치고 돈을 훔쳐가는 사고도 있다. 성희롱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8년차 요금 징수원 C씨(43)는 “일이 다 좋기만 한 건 아니지만, 어차피 집에 가도 쌓인 일거리에 자식들 뒤치닥거리에 머리 아플 때가 많다”며 “그래도 요금소에서만은 온전히 혼자여서 자유로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남친 기프티콘에 빵집 달려갔는데… 만우절 '이별주의보'

머니투데이 이슈팀(후에 모락팀으로 이름이 바뀜)에 인턴으로 가서 처음 썼던 발제 기사.

2017년 4월 1일 다음 메인에 걸려 댓글이 250여개 달렸고, 

머니투데이 홈페이지에서 조회수 57만을 기록했다.

잘 쓴 발제기사는 아니지만 처음 직접 발제해 쓴 기사기도 하고, 

마침 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려 기억에 남는 기사다.

[기사링크]

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33016171097160&type=1

다음 http://v.media.daum.net/v/20170401063005688


남친 기프티콘에 빵집 달려갔는데… 만우절 '이별주의보'

무심코 한 거짓말에 이별·절교·소송까지… 법적 처벌도 주의해야


머니투데이 이슈팀 심하늬 기자 |입력 : 2017.04.01 06:30|조회 : 573596

#수험생 최모씨는 지난해 만우절에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공부 열심히 하라"며 남자친구가 케이크 기프티콘을 선물한 것. 사용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에 최씨는 공부할 시간을 빼 멀리 있는 해당 브랜드 빵집까지 찾아갔지만 "이미 사용된 기프티콘"이라는 매장 직원의 말이 돌아왔다. 평소 남자친구의 잦은 장난에 지쳐 있던 최씨는 폭발했고, 남자친구는 전 남자친구가 됐다.

#"셋째 임신했어요." 직장인 김모씨는 작년 만우절 SNS에서 10년 지기 친구의 임신 소식을 봤다. 김씨는 혼전임신으로 결혼한 친구가 더 이상의 임신을 원치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너 셋째 키울 형편 안되잖아. 어떡해." 하지만 임신 소식은 만우절 거짓말이었다. 속은 김씨는 물론 김씨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친구는 사소한 장난에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도 넘은 거짓말에 감정 상할라… '관종' 심리 때문

1일 만우절을 맞아 도 넘은 거짓말이 우려된다. 거짓말이 허용되는 날이라지만 생각 없이 한 장난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만우절을 앞두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연인이나 친구에게 심한 거짓말을 했다가 사이가 나빠졌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만우절을 핑계로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떠보려다 상황이 심각해진 경우도 많다.

만우절에 교통사고가 났다는 거짓말로 친구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는 대학생 김모씨(23)는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여 기분이 좋았다"며 '관종' 심리가 거짓말의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관종'이란 '관심 종자'의 줄임말로 '타인에게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의학 용어인 연극성 인격장애(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성격이 병적일 정도로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줌), 뮌하우젠 증후군(관심을 받고 싶어서 질병을 꾸며냄), 공상허언증(관심을 받고 싶어 거짓말을 꾸며냄) 등과 뜻은 비슷하지만 정도는 덜한 경우 '관종'이라는 말을 쓴다. 

◇기업의 거짓말… 공개사과에 소송까지

거짓말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해 곤경에 빠진 기업도 있다. 만우절마다 센스 있는 장난으로 관심을 모았던 구글이 지난해에는 수위 조절에 실패했다. 

구글은 미국에서 메일 '전송 및 보관' 버튼을 장난으로 바꿨다. 바뀐 버튼을 누르면 이미 작성한 메일 내용이 모두 사라지게 한 탓에 문제가 됐다. "작가인데 마감시간을 못 지켜 일거리를 잃었다"는 등 항의가 빗발쳤다. 결국 구글은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지난 2014년에는 게임 회사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가 만우절에 거짓말로 게이머들에게 혼란을 줘 사과한 일도 있다.
만우절 거짓말로 소송 당한 기업도 있다. 2005년 미국의 라디오 방송국 KBDS-FM은 청취자에게 차량을 상품으로 준다고 거짓말했다가 소송 당했고, 2002년 호프 체인 후터스는 맥주 판매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직원에게 당초 주기로 한 '도요타' 자동차 대신 스타워즈 '요다' 장난감을 줘 소송까지 이어졌다.

◇거짓말로 피해주면 처벌… "장난 안해!" 선언도

거짓말 수위 조절로 고민하느니 만우절 장난을 포기하는 움직임도 있다. 실제 112나 119를 대상으로 한 장난 전화는 줄어드는 추세다. 장난 전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이 주이유지만 공공기관에 장난 전화를 하는 것은 민폐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경기도내 고등학교에 20년째 재직 중인 한 교사는 "요새 아이들은 예전에 비해 별 장난을 치지 않는 편"이라며 "괜히 심한 장난을 쳤다가 친구나 선생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심각한 일이 벌어질까 조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진모씨(29)는 "다들 살기 팍팍한데 괜히 장난 잘못 쳤다가 싸움 난다"며 "만우절에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당한 농담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해서 무리수를 두는 것은 위험하다. 나쁜 의도가 없다고 해도 거짓말로 피해를 줬다면 가해자는 형법 314조 1항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의 벌금에 처한다'에 따라 처벌 받을 수도 있다.